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국제유가는 이렇게 올랐는데, 왜 우리 동네 주유소 가격은 아직 1,800원대일까?”
저는 지난 8월까지 2014년식 렉스턴W 디젤차를 운행했습니다.
강화에서 서울 문래동으로 평일 출퇴근을 했고, 일요일에는 교회를 가기 위해 강화에서 하남까지 왕복했습니다.
이때 한 달 유류비가 대략 50만원 안팎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를 설명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조금 더 현실적인 질문을 해봤습니다.
기름값이 지금보다 리터당 50원, 100원, 150원 오른다면 예전 제 생활패턴에서는 한 달에 얼마가 더 들었을까?
국제유가 100달러가 넘었는데 국내 기름값은 왜 덜 올랐을까
최근 산업통상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106달러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국내 주유소 가격은 여전히 1,800원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10월 중순 오피넷 기준 전국 평균가격은 휘발유가 약 1,857원/L, 경유가 약 1,843원/L 수준입니다.
국제유가와 국내 주유소 가격이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환율과 세금, 정유사 공급가격, 유통비용, 주유소 마진 등이 모두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두 가지 정책이 가격 상승을 완충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석유 최고가격제입니다
현재 적용 중인 10차 석유 최고가격은
- 휘발유 1,784원/L
- 경유 1,773원/L
- 등유 1,380원/L
입니다.
여기서 꼭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이 숫자는 주유소 소비자가격의 상한선이 아닙니다.
정부가 제한하는 것은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입니다.
그래서 휘발유 공급가격 최고가가 1,784원이라고 해도 실제 주유소 판매가격은 1,850원이나 1,900원이 될 수 있습니다. 유통비용과 주유소 운영비 등이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지난 6월 7차 최고가격을 1,784원으로 낮추면서 주유소 판매가격이 1,800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보면
“상한이 1,784원인데 왜 주유소는 1,850원을 받지?”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유류세 인하입니다
현재 유류세 인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10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 휘발유 15% 인하
- 경유 25% 인하
- 부탄 25% 인하
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설명 기준으로 소비자 부담 감소효과는 휘발유 약 122원/L, 경유 약 145원/L, 부탄 약 51원/L입니다.
즉 현재 국내 기름값은 국제유가만으로 만들어진 가격이 아닙니다.
석유 최고가격제 + 유류세 인하 + 환율 + 유통구조가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고가격제가 영원히 계속될 수 있을까
최고가격제는 중동지역의 석유시장 불안이 국내 물가로 급격하게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9월 발표에서 이 제도로 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평균 약 0.6%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데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정유사가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한 부분에 대한 손실보전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최고가격제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이른바 ‘출구전략’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10월 16일 정부는 제11차 석유 최고가격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10월 16일 오전 현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오른다”, “동결된다”라고 예측하지 않겠습니다. 현재 확인된 숫자만 놓고 계산해보겠습니다.

기름값이 100원 오르면 실제로 얼마나 더 내게 될까
기름값 100원이 오른다고 하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많은 사람에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신이 한 달 동안 몇 리터를 넣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계산은 아주 단순합니다.
월 추가비용 = 월 주유량 × 리터당 가격 상승액
예를 들어 한 달에 100L를 주유한다면,
가격 상승월 추가부담
| +50원/L | 5,000원 |
| +100원/L | 10,000원 |
| +150원/L | 15,000원 |
50L를 한 번 주유한다고 생각하면 +100원 상승 시 한 번 주유할 때 5,000원이 더 들어갑니다.
주유 횟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차이는 커집니다.
월 50만원을 쓰던 제 렉스턴W에 적용해봤습니다
저는 렉스턴W를 탈 때 한 달 유류비로 약 50만원을 사용했습니다.
현재 경유 전국 평균가격을 약 1,844원/L라고 가정하면 월 50만원은 약 271L를 사용하는 수준입니다.
이 주유량이 그대로라고 가정하고 기름값만 올려보겠습니다.
경유 가격 변화월 예상 유류비월 추가부담
| 현재 가격 기준 | 약 500,000원 | - |
| +50원/L | 약 513,600원 | 약 13,600원 |
| +100원/L | 약 527,100원 | 약 27,100원 |
| +150원/L | 약 540,700원 | 약 40,700원 |
이 계산은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재 경유가격에서 월 50만원을 사용한다고 가정한 시나리오입니다.
제가 렉스턴W를 실제로 탔던 당시의 매월 경유 단가는 달랐기 때문에 과거 고지서를 재현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보입니다.
리터당 가격이 100원 오르면 월 50만원 정도를 쓰는 장거리 운전자는 한 달 약 2만7천원, 1년이면 단순 계산으로 약 32만원의 추가 부담이 생깁니다.
150원이 오르면 연간 부담 증가는 약 49만원 수준까지 커집니다.
왜 기름값은 국제유가와 똑같이 움직이지 않을까
국제유가가 10% 올랐다고 국내 휘발유가 바로 10% 오르는 구조는 아닙니다.
원유가 정유사에 들어오고 제품으로 정제된 뒤 주유소까지 가는 과정이 있고, 세금과 환율, 유통비도 포함됩니다.
올해는 특히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을 제한하고 있고, 유류세도 한시적으로 낮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처럼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더라도 국내 판매가격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산업통상부 자료에서는 중동전쟁 이전 대비 브렌트유가 크게 상승한 반면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고 국내 기름값이 앞으로도 계속 안정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국제유가, 환율, 유류세, 최고가격제가 모두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류세 인하가 끝나면 그것도 부담입니다
현재 유류세 인하는 11월 30일까지 예정돼 있습니다.
정부 설명 기준 휘발유는 현재 정상세율보다 리터당 약 122원, 경유는 약 145원 낮은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12월 1일부터 기름값이 휘발유 122원, 경유 145원 오른다.”
라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정부가 다시 연장할 수도 있고, 단계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 국제유가나 정유사 가격이 동시에 내려가면 실제 주유소 판매가격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세금 인하가 가격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렉스턴W를 탈 때와 지금은 체감이 확실히 다릅니다
지난 8월 저는 렉스턴W를 정리하고 테슬라 모델Y로 바꿨습니다.
9월 모델Y의 실제 집밥 사용량은 370kWh였고,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은 60,600원이었습니다.
렉스턴W를 탈 때 월 유류비 약 50만원과 비교하면 주행 에너지 비용 차이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또다시 “전기차가 더 싸다”는 결론을 내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디젤차를 오래 탔던 경험 때문에 이번 국제유가 뉴스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다음 달에는 기름값이 얼마나 오를까?”
부터 걱정했을 겁니다.
지금은 그 가격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정부 정책이 어느 부분을 막고 있는지 조금 더 관심 있게 보게 됩니다.
운전자라면 앞으로 세 숫자만 보면 됩니다
기름값 뉴스를 볼 때 국제유가 하나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앞으로 다음 세 가지를 함께 확인하려고 합니다.
1. 국제유가
브렌트유·두바이유가 상승하는지 봅니다.
2. 석유 최고가격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동결하는지, 조정하는지 확인합니다.
3. 유류세
현재 유류세 인하가 연장되는지, 축소되는지 확인합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움직일 때 실제 주유소 가격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100달러’보다 내 월 주유량입니다
국제유가 100달러라는 숫자는 크고 자극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가계 입장에서 더 중요한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나는 한 달에 몇 리터를 넣고 있는가?”
입니다.
월 50L를 사용하는 사람과 월 270L를 사용하는 사람은 같은 100원 상승도 전혀 다르게 느낍니다.
그래서 이번 글을 정리하면서 저는 기름값 뉴스를 볼 때 국제유가 숫자보다 먼저 지난달 주유량부터 확인하는 것이 생활비 관리에는 더 실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렉스턴W를 탈 때처럼 월 50만원 가까이 주유하는 생활이라면 리터당 100원의 변화도 결코 작은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료와 계산 기준
작성 기준: 2026년 10월 16일 오전
- 산업통상부 / 2026년 9월 18일 / 「10차 최고가격 동결, 중동정세 불안으로 민생경제 보호」
휘발유 1,784원/L, 경유 1,773원/L, 등유 1,380원/L의 10차 최고가격과 국제유가 동향. - 산업통상부 / 2026년 6월 26일 / 「석유 최고가격, 150원 전격 인하」
최고가격은 주유소 판매가격이 아니라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이라는 점 확인. -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 2026년 10월 중순 / 전국 주유소 평균판매가격
휘발유 약 1,857원/L, 경유 약 1,843원/L 수준. - 재정경제부 / 2026년 10월 6일 / 「주유비 부담 줄인다, 유류세 최대 25% 인하! 11월 30일까지 연장」
휘발유 15%, 경유·부탄 25% 유류세 인하. - 렉스턴W 월 유류비 약 50만원
운영자의 실제 과거 생활비 기록. - 모델Y 2026년 9월 집밥 비용 60,600원
운영자의 실제 전기차 충전요금 기록.
※ +50원·+100원·+150원 시나리오는 향후 유가를 예측한 것이 아니라, 가격 변화에 따른 생활비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단순 계산입니다. 실제 주유비는 차량 연비, 주행거리, 지역별 주유소 가격과 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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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차량 간 비용 비교가 아니라 국제유가와 국내 기름값이 왜 다르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가격 변화가 실제 가계 주유비에 얼마의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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